풀레인지 채널에서 소개해주신 대로 캠브리지오디오 AXR85와 매칭했습니다. 클래식을 주로 듣는데 생전 처음 들어보는 너무나 멋진 저음에 놀랐습니다. 다만, 음들이 좀 뭉쳐서 들리고 중고음이 아쉬웠으며 클래식 피아노 음악을 듣기에는 많이 아쉽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DAC를 추가했더니 신세계가 펼쳐졌습니다. 처음에는 SLASH3를 DAC로 쓰려고 샀는데 앰프, 스피커, DAC 모두 따뜻하고 중저음이 웅장한 성향이라 그런지 해상력이 떨어지고 음색이 원래 소리와 멀어지더군요. 앰프 내장 블루투스 DAC, PC 메인보드 DAC, 나름 좋은 DAC를 탑재했다는 LG G8 DAC를 물려봐도 그저 조금 개선되는 정도라 좀 실망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차갑고 정교한 성향이라는 토핑 E30 ii DAC를 물렸더니 신세계가 펼쳐졌습니다. 대편성 교향곡에서도 모든 악기들이 분리되면서도 음선들이 일렬로 쫙 뻗어들리고 연주자가 나무공명판을 힘껏 울리는 느낌이 살아나더군요. 피아노 소리도 현을 때릴 때의 청명한 소리, 현이 배음을 내는 소리, 나무공명판이 울리는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이라 모르는 것도 많고 수업료를 톡톡히 치르면서 마음 고생을 했지만 이번 기회에 서로 다른 기기를 매칭했을 때 소리가 어떻게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지 배웠습니다. 하마터면 많은 종류의 소리와 음악을 이렇게 올라운드적으로 듣기 좋고 깨끗하게 내 주는 이 스피커의 진가를 모를 뻔 했습니다. 

풀레인지 덕분에 좋은 입문형 하이파이 알게 되고 너무 만족스럽게 음악에 취해 있어 행복합니다! 스피커에 스피커 선이 안 들어있는 것도 모르는 초보라 전화해서 여쭤봤는데 '무산소'로 사라고 친절하게 링크까지 보내주시고.. 여러모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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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추가: 이 스피커로 피아노 독주(또는 현악기를 제외한 거의 모든 타악기적 특성을 가진 악기들)를 들을 때 (DAC 음질 필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해머가 현을 때리는 소리가 조금 크기 들린다는 느낌, 또는 고역의 배음이 어느 정도까지는 나는데 맑게 메아리치는 가장 높은 음역의 배음이 살짝 댐핑된 듯한 느낌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리저리 찾아보니 이게 스피커 부밍 현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넓은 석재+강화유리 책상 위에 두고 쓰는 지라 스피커 아래에 두꺼운 천을 깔았습니다. 그렇게 하니 해머 타격음이 줄어들고 고역이 또렷해지면서 훨씬 듣기 편해지고 실제 소리에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저역이 좋은 스피커이니 풍부한 저역과 맑은 고역을 위해서는 스피커 방진매트 같은 것과 함께 쓰면 더 좋은 것 같습니다.